헬베티카[Helvetica]를 죽이고 싶었던 애리얼[arial]



이 두 폰트를 구분할 수 있는가?


헬베티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산세리프 글꼴 중 하나이며
1957년 하스 활자주조소에서 막스 미딩거와 에두아르드 호프만이 개발한 글꼴이다.
애리얼은 1982년 모노타입에서 로빈 니콜라스와 패트리샤 손더스가 만든 글꼴
MS의 각종 소프트웨어의 기본 글꼴로 사용되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헬베티카와 애리얼은 같은 산세리프 글꼴 중에서는 자주 비교되는 글꼴이다.
무엇보다 쌍둥이처럼 자형이 비슷하고, 맥의 헬베티카, 윈도우의 애리얼’같은 이미지가 있어서다.
하지만 같이 태어난 쌍둥이가 아니라 한참 전에 태어난 헬베티카를 모노타입에서 거의 똑같이 배껴 탄생한 짝퉁 쌍둥이라는게 현실


하지만 애리얼은 MS(마이스로소프트)소프트웨어의 기본 서체로 선택되면서
원조인 헬베티카의 아성 덮어버릴 듯이 대중적으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빠르게 보급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결국 오리지널을 이기지는 못했다.


애리얼이 헬베티카의 표절작이라는게 그 첫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애리얼이 널리 보급된 게 자형의 우수함 때문이 아니라
단지 MS의 소프트웨어들의 기본 글꼴이어서라는 디자이너들의 시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심미적으로도 헬베티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식도 있었다.


애초에 MS(마이크로소프트)도 애리얼을 선택한 이유가
헬베티카의 라이센스비가 비싸서였다는게 정설이니까 말이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이런 애리얼을 보고
헬베티카의 영광을 파먹고 사는 좀벌레같은 해충같은 서체라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자 그럼 오늘의 퀴즈!
아래에서 어느쪽이 헬베티카와 애리얼 서체를 한 번 찾아보자!


어떤 글자가 헬베티카인지, 애리얼 인지 구분이 되는가?
정답은!


왼쪽 로고가 헬베티카, 오른쪽이 애리얼!


몇 몇 특징이 되는 글자를 제외하면 거의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애리얼의 경우 MS소프트웨어에 기본 글꼴로 사용되다보니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고,
헬베티카와 거의 유사한 형태이기 때문에 심미적으로도 깔끔해서 꽤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긴하다.
하지만 그래도 미묘한 심미적 차이는 존재해서 많은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애리얼 보다는 헬베티카를 선택한다.

2007년, 헬베티카는 서체 그래픽 역사상 최초로 디자인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세상엔 정말 수많은 종류의 폰트들이 있는데, 유독 헬베티카가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가장 보편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하면서도
서체 자체가 자기 주장이 강하지않아서 어떤 상황에서든 잘 어우러지는 특성 때문이다.
"어떤 서체를 써야할지 모르겠을땐, 헬베티카를 써라" 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니까.

이런 헬베티카를 따라잡고자 애리얼이 나왔지만 애리얼은 너무 헬베티카의 짝퉁 같은 느낌이었다.
그것도 업그레드가 아닌 다운그레이드 버젼의 서체
마이크로소프트 기본 글꼴이라는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전세계 시장으로 보급 되었지만
결국 헬베티카 서체가 주는 오리지널의 세련된 느낌을 따라잡지 못했다.

어떤 영문 서체를 써야할지 고민하고 있는가?
고민하지말고 쓰자.
Helvetica


어디에 쓰든 만족감을 줄 것이다.